720p 1:1 비율의 완벽한 화면, PICO-8 개발용 PowKiddy RGB30 구매 후기

720p 1:1 비율의 완벽한 화면, PICO-8 개발용 PowKiddy RGB30 구매 후기

목차

최근 판타지 콘솔이라 칭하며 일본의 개발자가 만든 재미있는 인디 게임 개발 툴을 알게 되어 관심이 생겼습니다.

마치 예전 도스 컴퓨터 마냥 무려 8살때 부터 프로그래밍을 익히며 개발을 해왔다는 개발자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스펙을 사용하는, 그야말로 실물은 없는 판타지 콘솔입니다.

오히려 이런 제약 사항 덕에 복잡한 다른 게임 엔진과는 달리 메모리를 제약한다거나 색상을 제한하는 문제로 간단한 2D 도트 게임 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개발자는 PICO-8의 라이센스를 저렴한 14.99 달러에 판매 중인데 최근엔 3D 엔진인 VOXATRON(복사트론)까지 더해 19.99 달러에 합본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역시나 PICO-8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쨍한 색감과 함께 1:1 비율의 화면을 사용한다는 점인데 이를 이용해 마찬가지로 1:1 비율인 기기에서 플레이를 한다면 어떨까요?

1. 제품의 언박싱

그러한 궁금함에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게 된 기기인 RGB30 을 소개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PowKiddy(파우키디)사의 제품들은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데, 이는 엔버닉과 같은 비슷한 주류의 개발사와 달리 유난히 싼티가 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싼티라는 것은 제품의 완성도를 말하는 것으로 제품은 저렴하지만 언제나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었습니다.

제품의 포장을 열어보면 안전하게 폼으로 덮어두었습니다.

그러나 본품 박스 자체는 역시나 중국 기기들 답게 배송이 매우 터프하게 오기 때문에 박스에는 역시나 데미지가 상당​하고, 박스는 재생지도 아닐 듯한 간단한 재질로 인쇄조차 없는 무지 박스에 가깝습니다.

무려 1.4만원에 구매 가능해서 핫한 기기인 SF2000이 무려 풀 컬러 박스에 배송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너무 심플한 구성이 아닌가 싶군요.

저는 국내 업체를 통해 예약 구매를 진행했었습니다.

지난 추석 직후 받았던 기기로 포스팅이 좀 늦었는데 구매 가격은 보호필름을 포함하여 한화 9.1만원에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구성품으로는 간단 사용 설명서와 함께 USB 케이블 그리고 제품 본체가 들어 있습니다.

추가로 구매한 보호필름과 함께 아주 간단한 구성입니다.

기본 보호필름 조차 부착되어 있지 않은 제조사 파우키디의 패기..

일단 기기를 사면 보호필름을 먼저 붙이는 것이 예의이니 강화유리 필름부터 붙여보겠습니다.

제품 전용 필름이다 보니 정사이즈로 액정에 딱 맞게 예쁘게 붙는 모습입니다.

제가 구매한 구성은 SD 카드 미포함 제품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아직 기기를 직접 부팅해 볼 수는 없었습니다.

외관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덜 저렴한 느낌이지만 지문이 상당히 잘 뭍어나는 재질입니다.

다른 기기들과 함께 본체를 한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PowKiddy RGB 30 제품의 외관

제품의 외관은 마치 디자이너가 월급 루팡이라도 하다가 급히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것처럼 정말 액정부터 하우징까지 모두 사각형 그 자체입니다.

특히나 후면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직무유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평평하게 나사 조립부를 제외하면 정말 아무 것도 없는 모습입니다.

사이드 각 하부에는 그립감을 위한 돌기 같은 디테일이 있으나 기분상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아보입니다.

그러나 제품 자체가 워낙 넙대대~ 하다보니 의외로 이게 그립감이 또 나쁘지만은 않은 모습입니다.

스팀덱과 같은 논리로 다른 작은 사이즈의 레트로 기기들에 비하면 훨씬 파지하기 편했습니다.

상단에는 파우키디의 고질병을 안고 있는 미니 HDMI 포트와 함께 볼륨 UP,Down 버튼이 보입니다.

독특하게도 SD 카드를 두개 사용하는 구조로 1번 SD 카드에는 OS가 들어가고 2번 SD 카드에는 게임 롬이 들어가는 분리 형태입니다.

물론 SD 카드 한장만으로도 사용은 가능하지만 이런 설계 덕분에 SD 카드를 두장이나 써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비용적으로 좋은 구조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묻지마 SD 카드를 사용할 때라면 분리된 탓에 조금 안심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우측으로는 리셋전원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보통 리셋 기능이 필요 없는 기기에는 애초에 저 버튼이 안달려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암살 버튼이 아닌 상단에 비교적 누르기 어려운 위치에 달려 있으니 일단 사용해보기로 합니다.

트리거 버튼은 얇은 사이즈를 유지하기 좋게 상단에 줄지어 1열로 달려 있는데 이 부분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리 고사양도 아니니 R1, R2 등이 붙어 있는 것에 오히려 높이로 확실하게 구분해주었기 때문에 딱히 불만은 없었습니다.

3. 다른 기기들과의 크기 비교

책상 한켠에서 놀고있는 다른 기기들과의 사이즈 비교도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최근 가장 많이 휴대하고 있는 미유미니입니다.

워낙 작은 기기다 보니 RGB30의 4인치 액정 사이즈만 보아도 미유미니 일반 버전의 본체 사이즈에 달하니 상당한 크기 차이입니다.

지하철에서 서서 한손으로 갖고 놓곤 하지만 2.8인치 화면 대 4인치의 대화면 비교이니 게임시 쾌적함은 남 다를 것 같군요.

이번엔 장안의 화제인 SF2000과의 비교샷입니다.

미유미니와 같은 액정 크기지만 IPS라곤 해도 품질 수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실기로 쓰기에는 아쉬운 장난감스러운 기기입니다.

의외로 SF2000이 가로 사이즈를 이겨버리는 저력을 보여주는데 파지시 그립감은 아무래도 높이가 높은RGB30 쪽이 더 좋았습니다.

다음은 최근 오딘2가 발매되어 감가 폭풍을 심하게 맞고 있는 Ayn사의 오딘 프로 모델과의 비교샷입니다.

역시나 스위치 라이트와 스위치의 중간 크기인 덩치의 6인치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휴대 가능한 크기의 마지노선은 스위치나 오딘 급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보다 작기 때문에 RGB30도 들고 다니기에 나쁘진 않을 것 같군요.

이번엔 예능으로 UMPC인 스팀 덱과도 비교해보았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에뮬레이터 기기의 최고봉이라고 하나 그 누구도 감히 휴대할 수 없는 크기의 제품인 스팀덱입니다.

몇번 들고 다녀 보려고 가방도 사보고 했지만, 역시나 쉽지 않은 기기입니다.

그리 작은 크기가 아닌 RGB30이지만, 스팀덱과 비교하면 RGB30은 귀여운 제품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10인치 사이즈의 UMPC인 GPDWIN MAX2와의 비교샷입니다.

전체적으로 다른 기기들과의 크기를 비교하면, RGB30 정도 크기면 충분히 지하철에서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의 휴대 가능한 기기라고 생각됩니다.

4. OS 설치와 JelOS로의 부팅

현재 RGB30의 OS는 ArkOS(아크 OS)JelOS(젤로스) 라는 것으로 두 가지 중에 선택해서 설치가 가능합니다.

주 용도가 PICO-8인 만큼 큰 용량이 필요하진 않을테니SD 카드는 128GB 정도로 가볍게 세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Releases · UzuCore/JELOS
젤로스를 한글화하고 커스텀합니다. Contribute to UzuCore/JELOS development by creating an account on GitHub.

국내에서도 무려 JelOS(젤로스)를 직접 빌드해서 배포하시는 용자님이 있습니다.

듀얼코어라는 필명으로 무풍카페에서 활동하시는 UzuCore의 커스텀 JelOS 자료를 사용하겠습니다.

빌드를 어떻게 하시는걸까..? 대단합니다.

RK5366 칩셋용의 이미지가 너무 많아 길을 잃기가 쉬운데 저는 위 버전의 공용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다음은 Etcher 를 통해 SD 카드JelOS를 바삭하게 구워줍니다.

JelOS를 설치하면 기본 설정의 유저와 비밀번호는 root / linux 입니다.

편의상 버릇처럼ssh로 붙어서 sudo passwd root 으로 비밀 번호를 변경해서 사용하려 했으나 알고보니 JelOSSteam OS와 유사한 Immutable OS 사상을 가진 기기더군요.

💡
따라서 UI 상이 아닌 터미널에서의 명령어를 통한 직접 조작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젤로스로 부팅하게 되면 초기 세팅이 되는 동안 조금 기다려주셔야합니다.

기기가 알아서 재부팅을 하면서 자동으로 설치해줍니다.

이것 저것 설치되는 동안 외관을 좀 더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 어째선지 OS 를 설치해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반응이 없습니다.

지금이니!

다행히도 아날로그를 조작하자 화면이 나타나는데 아마도 롬이 하나도 없어 기본 홈화면 조차 찾질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미유미니의 어니언 OS 같이 완성에 가까운 OS를 만지다가 이쪽을 보면 정말 윈도우 PC 쓰다가 생전 처음 리눅스를 설치한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집니다.

JelOS에도 기본적으로 PICO-8 기본 세팅이 준비되어 있지만 실제로 실행해보면 아무런 화면이 나타나질 않습니다.

사실 판매 중인 라이센스이다 보니 PICO-8을 구동하려거든 게임엔진 구매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요즘에 출시되는 기기들에 FAKE-8 이라는 PICO-8 을 흉내 낸 카피 버전이 버젓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플레이 자체는 무료로도 가능합니다.

5. VOXATRON (복사트론 PICO-8 합본) 구매 및 설치

PICO-8의 경우 플레이 자체보다는 개발도 궁금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정품을 구매해야만 했습니다.

합본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복사트론의 소개 사이트로 들어가서 페이팔로 결제를 진행했습니다.

PICO-8의 판매 플랫폼은 무려 험블 번들이었군요.

체크카드 기준으로 2.7만원 정도 지출이 발생합니다만,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개발자들이 올려 놓은 자료실의 롬 파일들을 바로 다운로드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바로 위 사진과 같은 pico-8 slpore 라는 기도 함께 사용할 수 있으니 정품 사용이 그리 손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구매하고 다운로드 받은 PICO-8을 실행해보니 일단 전체화면이 기본이라 어마어마하게 큰 화면으로 나타납니다.

키보드의 Alt + Enter 키를 눌러 창모드로 변경해서 구경해봅니다.

뭐 사실 PC에서는 당장 개발할게 아니라면 딱히 볼 것도 없습니다.

이제 기기에 설치하기 위해 위 세 파일들을 정품에서 추출해서 넣어주면 기기에서도 PICO-8이 실행 가능해집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pico-8 slpore 기능을 이용하면 위처럼 기기에서 직접 게임 롬파일을 골라서 설치하고 실행이 가능합니다.

용량들이 작다 보니 다운로드도 굉장히 빠르고 동작도 잘 되는군요.

사실 PICO-8의 관심이 크게 일었던 것은 인디게임으로 다양한 상을 수상하기로 유명한 celeste(셀레스트)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게임 내에 celeste classic이라고 불리는 셀레스트의 오리지널 초기 버전이 PICO-8로 개발되어 있어 게임엔진 역시 개발자들의 궁금함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일단 위 사진들처럼 생각보다 굉장한 퀄리티의 게임들도 많다 보니 PICO-8의 경우 이것 저것 설치해보고 가지고 노는 재미는 있겠습니다.

6. 개발용이 아닌 레트로 게임기로 바라본 RGB30

무엇보다도 화면이 쨍하기 때문에 입문용 레트로 게임 기기로도 활용하기 좋겠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구매 이후 지금까지 사용해보니 개인적인 총평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단 OS인데 JelOS 자체가 개인이 만든 버전이라 그렇겠지만 국내에서 뛰어난 전문가가 최적화를 해준 현 상태가 베스트라고 감안을 하면 여전히 자잘한 문제들이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예를 들어 미리 HDMI 를 연결하고 전원을 켜야만 TV 출력이 된다거나 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사용성들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라즈베리파이등의 싱글보드나 리눅스를 다뤄본 분들에게는 익숙한 이슈겠지만 일반 사용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설계상 구조적으로 RK3566 칩셋에는 방열판이 없이 바로 위에는 배터리가 버티고 있는 발열에 불리한 구조라던가 4100mah 나 되지만 실제로 체감 사용시간이 짧은 배터리 등등..

락칩을 사용했다곤 하나 미유미니 보다 뛰어난 스펙만 보고 구매했다가는 후회하기 좋은 기기입니다.

저가형 기기들을 압살하는 보다 뛰어난 수준의 720p라는 놀라운 1:1 화면 비율을 가지고 있고 성능도 준수하다 보니 더욱 아쉽습니다.

따라서 PICO-8을 포함해 게임보이게임기어, 네오지오 포켓등의 1:1 비율에 가까운 기종들을 네모난 화면에서 가득차게 크게 즐기고 싶다면! 등의 특수 목적이 아니고서야 굳이 RGB30을 선택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오히려 미유미니 같은 기기들 보다 사용성이 떨어진다고 느껴집니다.

따라서 레트로 게임의 입문기로는 절대 비추천하니 호기심에 선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들일 비용을 모아서 오딘 라이트로 시작하거나 정말 휴대하면서 가지고 놀 목적이라면 비록 스펙이 떨어지더라도 미유미니 쪽이 배터리와 사용성에 더욱 장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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