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지나기 전엔 반드시 모드칩이 설치된 스위치 라이트를 들이려고 했기 때문에 직접 개조를 위해 공부도 하고 부품을 준비하느라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지난번엔 초심자가 단번에 1회만에 성공하긴 어려울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따로 예비용으로 중고로 구매해둔 2호기 라이트가 있었습니다.
옐로우 라이트 1호기가 운좋게 성공하면서 그레이 2호기 역시 모드칩을 장착했기 때문에 졸지에 라이트가 2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오늘은 라이트의 볼륨 + 버튼의 수리후기를 공유해보겠습니다.
먼저 라이트의 경우 한우리에서 판매한 2019년도 제품으로 당근마켓에서 대략 13만원에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했던 제품입니다.
지난번 3.3v 를 연결하는 저항에 납이 뭉치는 바람에 무려 5시간 동안 꽤나 고생을 하게 만든 기기이기 때문에 모드칩 설치 작업 완료 이후에는 당장은 보관만 해두느라 바로 눈치를 채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알리에서 구매한 저렴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해 사용하려고 보니 어째선지 볼륨 업 버튼이 눌리지 않는 문제를 확인하게 됩니다.
볼륨 버튼의 경우 대부분 리본 케이블로 연결하는 버튼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을거라 생각하는데, 이상하게도 제 경우는 여분의 라이트 1호기에 설치해보니 버튼 자체는 정상적으로 잘 동작하기 때문에 너무나 이상했습니다.
라이트의 보드 후면에 좌측 컨트롤러 도터보드와 연결하는 커넥터의 상단에는 좁쌀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한 0201(2mm x 1mm) 규격의 SMD(저항) 하나가 달려있습니다.
이게 커넥터를 분리하는 등의 작업을 하다가 손으로 건드려서 고장내기 쉬운 자리라고 합니다.
작업 당시에는 사전에 정보가 부족한 탓에 결국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저 자리를 상당히 주의해야 한단 걸 알고 말았습니다.
Loonelywolf국내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 해외의 비슷한 사례의 스레드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작성자도 마찬가지로 버튼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실제로 볼륨 업 버튼이 동작하지 않아 보드의 볼륨 버튼을 따라가 결국 커넥터 상단에 SMD가 떨어졌음을 알게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의 2호기 역시 전원 및 볼륨 버튼을 떼서 1호기에 장착해보았기 때문에 버튼 자체는 정상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보드의 어딘가에서 볼륨 버튼의 연결이 유실된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위 사진처럼 2022년도 이후 기기들은 따로 설계가 일부 개선이라도 된 것인지 커넥터 상단에 아예 SMD가 붙어있지 않다는 것 입니다.
지금까지 지인들 기기를 포함해 총 4대의 라이트에 모드칩 설치를 진행하는 동안 커넥터 상단에 저항이 달린 제품은 2019년 버전의 2호기가 유일했습니다.
먼저 gbatemp 스레드의 댓글 참고해 150R(150옴) 의 0201 규격으로 설치하면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알리에서 저렴하게 판매 중인 위 제품으로 주문해서 설치를 준비해보았습니다.
배송의 경우 이런 작은 제품의 셀러 배송은 보통 한달 이상으로 상당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배송 조건을 알리의 스탠다드 배송 급으로 변경해서 주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실제로 제품을 받아보니 수리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SMD의 크기가 애초에 너무나 작았습니다.
라이트의 APU 쪽 커패시터 정도의 사이즈를 예상했으나 이 정도면 사실상 먼지에 가까운 크기입니다.
바늘과 함께 10배줌으로 당긴 위 사진을 보시면 미칠듯이 작은 크기를 체감하실 수 있을겁니다.
모드칩을 설치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스위치 라이트의 분해를 여러번 진행했더니 이제 구형보다 하우징 분리에 익숙해져버렸습니다.
서둘러 배터리를 떼고 보드의 커넥터를 들어 올려줍니다.
사실 부품 주문 이전에 미리 뜯어서 저항을 체크했기 때문에 스레드와 같이 SMD 가 유실 된 문제는 이미 확인이 된 상황이었습니다.
커뮤니티에는 크림납을 바르고 열풍기로 보드 반대편에서 열을 가하는 방법이 편하다곤 하지만, 가성비의 수리를 진행해야 하는 형편이다 보니 스마트폰의 10배 줌인 기능으로 어설프게 수리를 시도해보았습니다.
작은 규격의 0201-F-150R SMD는 손으로는 집을 수 조차 없는 작은 사이즈기 때문에 3D 프린터에서 사용하는 긴 바늘을 이용해 작업을 진행하겠습니다.
최초에는 글루건으로 바늘에 SMD를 고정해 볼 생각이었으나 SMD 사이즈가 너무나 작아서 사실상 불가능한 작업처럼 보입니다.
임기응변으로 플럭스를 미리 바늘에 발라 놓은 이후 다음은 SMD를 조심히 찍어서 바늘 끝에 붙이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겠습니다.
보드 쪽에도 미리 플럭스를 소량 도포하고 바늘로 SMD 를 떨어뜨려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이미 보드에는 납까지 모두 떨어져 흔적만 남아있는 상태다 보니 단순히 인두기로 찍어서는 기존 납만으로는 고정이 불가능했습니다.
따라서 새로 납을 발라야하는데 아래쪽으로 번지기 일쑤고 비틀어지기 쉬운 크기다 보니 생각처럼 고정이 쉽지 않습니다.
사진으로 가늠이 되실지 모르겠으나, 실제 눈으로는 아예 구별할 수 없는 사이즈기 때문에 반드시 확대가 필요한 작업이 되겠습니다.
위처럼 SMD를 접점에 정렬하기까지 한시간 반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아마도 고배율 전자 현미경이 있는 경우라해도 정렬은 쉽지 않은 작업인 것 처럼 보입니다.
너무 오래 땜을 시도하면 보드에 문제가 생기거나 주변 부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400도로 높여서 인두기에 미세한 납을 뭍혀 한번씩 찍는 정도로만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납땜의 상태는 좋지 못하지만 결국 미세한 사이즈의 SMD 의 양쪽에 납땜을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SMD가 앞뒤가 뒤집힌채로 붙어도 잘 동작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작업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육안으로는 이게 잘 붙은건지 확인할 방도가 없습니다.
일단 납땜이 되었으리란 가정하에 실드 플레이트만 가조립을 한 뒤 볼륨 버튼을 테스트해보았습니다.
다행히도 볼륨 다운 및 볼륨 업 버튼까지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모습입니다.
제대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으니 마무리로 하우징을 조립하고 볼륨 버튼 수리 작업을 완료합니다.
스위치 라이트의 볼륨 버튼이 제대로 동작하게 되니 이제서야 속이 시원해졌습니다.
홈버튼을 길게 눌러 나타나는 퀵 메뉴로 간신히 볼륨을 조절했는데 스위치 라이트의 개조 작업이 드디어 완성이 된 것 같은 기분이군요.
가급적이면 하우징의 교체를 위해 커넥터를 분리해야하는 경우이거나 모드칩을 설치할 예정이시라면 작업간에 SMD를 건드리지 않도록 극도로 주의하는 것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직접 수리를 해보니 스위치 라이트의 커넥터 상단 SMD는 너무 작아서 납땜이 쉽지 않으니 초기형 보드라면 주변을 다룰 때 몹시 주의해야겠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